2026년 9월 둘째 주(9/7~9/11) 금 시장은 물가와 금리라는 한 가지 이야기에 끌려다닌 한 주였습니다. 금 선물은 주간 1.5% 내려 3주 연속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고 중동 긴장이 이어졌는데도 금이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주의 핵심입니다.
이번 주 금시장 한눈에 보기
주중 흐름은 완만한 하락, 목요일 급락, 금요일 반등이라는 세 국면으로 나뉘었습니다.
주간 변동률은 직전 주 마지막 거래일인 9월 4일 종가와 비교한 값입니다. 9월 7일 월요일은 미국 노동절 휴일이라 채권시장이 문을 닫았고 선물 거래도 한산했습니다. 실질적인 한 주는 화요일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이번 주 자산별 변동률 (9/4 대비 9/11)
눈여겨볼 대목은 달러 지수가 주간 0.1% 변동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금이 내릴 때 흔히 따라붙는 "달러가 강해져서"라는 설명이 이번 주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금을 누른 힘은 환율이 아니라 금리였습니다.
8월 CPI 3.4%, 금리 인상 확률을 90%까지 밀어 올린 금요일
이번 주 시장이 기다린 숫자는 금요일에 나왔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9월 1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장바구니 물가를 지수로 만든 지표)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올랐습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4%였습니다. 연준이 목표로 삼는 2%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습니다.
물가를 밀어 올린 주범은 에너지였습니다. 8월 휘발유 가격이 3.9% 올라 전체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설명했고, 연료비는 1년 전보다 28% 높았습니다. 디젤은 52%나 올랐습니다. 하루 앞선 9월 10일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기업이 물건을 팔 때 받는 가격)도 같은 그림이었습니다.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4% 상승했는데, 상승분의 4분의 3 이상이 에너지에서 나왔고 디젤 가격은 한 달 만에 24.1% 뛰었습니다.
이 두 숫자가 금에 부담이 된 경로는 단순합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연준은 금리를 올려서라도 수요를 식혀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그런데 금은 예금이나 채권과 달리 보유해도 이자가 붙지 않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금을 들고 있느라 포기한 이자"가 커지고, 그만큼 금의 상대적 매력이 줄어듭니다. 금리 인상 국면에서 금이 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의 기대가 움직인 속도가 이를 잘 보여 줍니다. 9월 7일 월요일까지만 해도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9월 인상 확률은 60% 안팎이었습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PPI가 나오면서 확률이 올라갔고, 금요일 CPI 발표 직후에는 CME 페드워치 기준 90%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한 주 만에 30%포인트가 더해진 것입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2026년 내내 3.50~3.75% 구간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인상이 현실화되면 올해 첫 변화가 됩니다.
에너지 가격이 금값으로 이어진 이번 주 경로
흥미로운 것은 금요일 금값의 실제 반응이었습니다. CPI 발표 직후 금 선물은 장중 4,333.00달러까지 밀렸지만, 종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1.5% 오른 4,408.90달러였습니다. 악재가 이미 목요일까지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는 뜻입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9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이고, 결정은 한국 시간 9월 17일 새벽에 나옵니다.
국채금리 5% 목전, 금이 가장 싫어하는 숫자
이번 주 금값을 실질적으로 눌러 앉힌 것은 채권시장이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4일 4.784%에서 9월 11일 4.975%로 한 주 만에 약 19bp(0.19%포인트) 올랐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10년물 금리를 "5%의 문턱"까지 밀어 올렸다고 전했고,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bp는 채권시장에서 결코 작은 움직임이 아닙니다. 특히 이번 상승분의 대부분이 목요일 하루(4.837% → 4.944%)와 금요일(4.975%)에 집중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같은 목요일 금 선물은 4,450.10달러에서 4,343.00달러로 2.4% 빠졌습니다. 금리가 뛴 날과 금이 빠진 날이 정확히 겹칩니다.
금 투자자가 더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명목금리가 아니라 실질금리(물가를 뺀 실제 이자율)입니다. 주말 기준 미국 10년물 실질금리는 2.58%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국채를 사서 10년을 들고 있으면 물가 상승분을 제하고도 매년 2.58%씩 구매력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금은 이런 이자를 주지 못합니다. 역사적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거나 낮을 때 금이 강했고, 2%를 크게 웃도는 국면에서는 눌리는 경향을 보여 왔습니다. 2013년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 논의로 실질금리가 급등했을 때 금이 한 해 28% 하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금리 상승이 공포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기간 변동성지수(VIX, 시장의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는 15.84로 낮았고 S&P 500 지수는 7,656.98로 올랐습니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피해 도망친 게 아니라, 물가가 높으니 이자를 더 받아야겠다고 요구한 결과입니다. 이런 국면에서는 금의 안전자산 기능이 작동할 여지가 좁습니다. 실제로 금광주 ETF 지표가 1.1% 오르며 상대적으로 버틴 것과 대비됩니다.
다음 주 FOMC에서 금리가 실제로 오르는지, 그리고 10년물이 5%를 넘어서는지가 금 시장의 다음 분기점입니다. 5%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2007년 이후 거의 밟아 본 적 없는 영역이어서, 심리적인 저항이 상당한 레벨로 여겨집니다.
WTI 100달러 돌파, 유가가 금을 돕지 못한 이유
이번 주 가장 크게 움직인 자산은 금도 은도 아닌 원유였습니다. WTI 원유는 9월 4일 91.48달러에서 9월 11일 100.05달러로 9.4% 올랐고, 목요일 종가는 103.37달러, 금요일 장중에는 104.46달러까지 닿았습니다. 지난주 9.7% 상승에 이어 2주 연속 두 자릿수에 가까운 급등입니다.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알자지라는 9월 7일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고 보도했고, 9월 8일에는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상대로 추가 공격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9월 9일에는 브렌트유가 3.4% 올라 101.21달러로 100달러선을 넘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좁은 길목이어서, 통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반응합니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이런 조합은 금에 더없이 유리합니다. 지정학적 긴장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고, 유가 상승은 물가를 밀어 올려 현금의 구매력을 떨어뜨립니다. 실물 자산인 금의 가치 보존 기능이 부각되는 국면입니다. 2022년 3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겼을 때 금도 온스당 2,000달러선을 회복하며 함께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그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유가 상승이 곧바로 "물가가 더 오르겠다"로 이어졌고, 그 다음에는 "그러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겠다"로 귀결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8월 PPI 상승분의 4분의 3이 에너지였다는 사실이 이 해석을 뒷받침했습니다. 유가가 금에 유리한 재료가 아니라 금리 인상 논리를 강화하는 재료로 소비된 것입니다. 앞서 본 목요일이 그 압축판입니다. WTI가 하루 7.5% 뛰자 10년물 금리가 10bp 넘게 올랐고, 금은 2.4% 빠졌습니다.
금요일 유가가 3.2% 되밀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란 국영매체가 걸프 국가들과 오만에서 만나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한 단계 낮아졌습니다. 다음 주 초 예정된 이 회담의 결과가 유가와 물가, 그리고 금리 기대를 다시 흔들 수 있는 첫 번째 변수입니다.
8월 금 ETF 180억 달러,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 자금
가격 흐름과 정반대 방향의 소식도 있었습니다. 세계금협회(WGC)가 발표한 8월 금 ETF 자금 흐름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에 한 달 동안 180억 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금액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세부 내역이 더 흥미롭습니다. 유럽 상장 펀드가 79억 달러로 사상 최대 월간 순유입을 기록했고, 북미가 77억 달러로 역대 세 번째였습니다. 아시아 펀드에도 20억 달러가 들어와 2월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자금 유입과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전 세계 금 ETF의 운용자산은 16% 늘어난 6,150억 달러가 됐고, 보유 금은 121톤 증가한 4,189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세계금협회는 정부 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가 자금 유입의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에게 익숙한 이름 하나가 더해졌습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채권 대비 금의 상대적 매력을 강조하는 견해를 밝혔다는 소식이 9월 12일 전해졌습니다.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국면에서 채권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논리인데, 공교롭게도 10년물 금리가 5%에 근접한 바로 그 주에 나온 발언이었습니다. 채권금리 상승은 금에 역풍이지만, 동시에 채권 보유자들의 평가손실이 커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시장의 해석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다만 시점 차이를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180억 달러는 8월 한 달을 집계한 숫자이고, 이번 주 가격은 9월 둘째 주의 금리 재료에 반응한 결과입니다. 두 숫자는 같은 시간대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금 흐름 지표는 하루나 한 주 단위 가격을 설명하기보다는, 여러 달에 걸쳐 수요의 바닥이 어디쯤 형성돼 있는지를 알려 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번 주 금이 4,333달러까지 밀렸다가 4,408.90달러로 마감한 배경에도 이런 구조적 수요가 자리합니다.
BRICS 뉴델리 선언, 금값 바닥을 만드는 느린 힘
주말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뉴스가 나왔습니다. 9월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45페이지 분량의 뉴델리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경제 분야의 핵심은 회원국 간 무역과 투자를 각자의 통화로 결제하는 범위를 넓히고, 각국의 지급결제·메시징 시스템을 서로 연결해 달러를 거치지 않고도 거래가 오갈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선언은 브릭스 공동 통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공동 통화 구상은 채택되지 않았고, 대신 국경 간 결제 협력과 자국 통화 사용 확대라는 현실적인 목표로 좁혀졌습니다. 선언문에 담긴 것은 결제 태스크포스가 결제·메시징 채널의 상호 운용성을 연구했고 무역 결제에 자국 통화를 쓰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수준입니다. 당장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는 종류의 사건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뉴스가 금 시장에서 반복해 인용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달러 자산에만 담아 두기 어렵다고 느낄수록, 대안으로 남는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은 발행 주체가 없어 다른 나라의 결정에 좌우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준비자산입니다. 같은 주에 유럽 중앙은행들이 미국에 보관하던 금을 자국이나 런던으로 옮기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진 것도 결이 같습니다. 지난주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86톤 이전에 이어 두 주 연속 등장한 흐름입니다.
이런 종류의 재료는 주간 가격표에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이번 주에도 금값은 CPI와 국채금리에 훨씬 크게 반응했습니다. 대신 이 재료들은 가격이 조정받을 때 하방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합니다. 중앙은행이 준비자산 목적으로 확보한 금은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시장에 다시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중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이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이기도 합니다. 다음 브릭스 관련 일정과 각국 중앙은행의 월별 금 보유량 공시가 이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창구입니다.
이번 주 뉴스, 종합하면
이번 주는 금을 누르는 힘이 유난히 한 방향으로 정렬된 주였습니다. PPI, CPI, 국채금리라는 세 가지 재료가 사실상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밀어 올렸고, 물가가 금리 인상 기대를 키웠고, 금리 인상 기대가 채권금리를 5% 문턱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화살표가 한 줄로 이어져 있다 보니 금이 피할 공간이 없었습니다.
보통이라면 반대편에서 금을 떠받쳤을 재료들이 이번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충돌은 지정학 리스크의 전형적인 사례인데도, 유가를 통해 물가와 금리로 흘러 들어가면서 오히려 금에 불리한 쪽으로 작용했습니다. 안전자산 수요라는 경로가 금리라는 경로에 흡수된 셈입니다. 코스피와 S&P 500이 미국-이란 긴장에 흔들린 날 금도 함께 빠진 것은, 금이 피난처가 아니라 현금화 대상이 됐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금의 바닥이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 8월 금 ETF 180억 달러 순유입, 보유량 4,189톤이라는 사상 최고치, 브릭스 탈달러화 논의, 유럽 중앙은행의 금 보관처 재조정은 모두 같은 주에 보도된 강세 재료들입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금이 3주 연속 하락하면서도 주간 낙폭을 1.5%로 막을 수 있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이번 주 금은 금리에는 밀렸지만 구조적 수요에는 기댔습니다.
이번 주 뉴스 한줄 요약
국내 금, 왜 3.0%나 내렸나?
국내 금 가격은 세 가지 요소로 만들어집니다. 국제 금값(달러), 원/달러 환율, 그리고 국내 수급에 따라 붙는 프리미엄입니다. 국제 금값이 달러로 정해지고, 환율이 그것을 원화로 바꾸고, 국내에서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 그 이론값보다 얼마나 높은지가 프리미엄입니다. 이번 주는 세 가지가 모두 아래를 향했습니다.
환율부터 보겠습니다. 원/달러는 9월 4일 1,351.10원에서 9월 11일 1,341.05원으로 0.7% 내렸습니다. 원화가 그만큼 강해졌다는 뜻입니다. 국내 금값은 달러로 매겨진 금을 원화로 환산해 계산하므로, 원화가 강해지면 같은 달러 금값이라도 원화 표시 가격은 내려갑니다. 주중에는 9월 9일 1,333.25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두 주 연속 환율이 국내 금값을 끌어내리는 쪽으로 작동했습니다.
프리미엄은 이번 주 마이너스 영역으로 넘어갔습니다. 9월 11일 종가 기준 국제 금값 4,408.90달러를 환율 1,341.05원으로 환산하면 g당 약 190,093원이 나옵니다. 그런데 같은 날 국내 금 현물은 189,160원이었습니다. 국내가 933원, 비율로는 0.49% 싼 상태입니다. 지난주 0.26% 비쌌던 것과 비교하면 0.75%포인트가 줄었습니다. 국내 금이 국제 시세보다 싸게 거래되는 이런 상태를 디스카운트라고 부릅니다.
정리하면 국내 금의 3.0% 하락 중 약 1.5%포인트는 국제 금값, 0.7%포인트는 환율, 나머지 0.75%포인트는 프리미엄 축소에서 나왔습니다. 한 달 흐름으로 보면 낙폭이 더 선명합니다. 8월 하순 208,300원까지 올랐던 국내 금 현물은 9월 11일 189,160원으로 약 9.2% 내려와 최근 30일 기준 가장 낮은 수준에 있습니다. 국내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낮은 구간에 들어와 있다는 점은, 국내외 가격 괴리에서 비롯되는 추가 조정 요인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주중 금 선물 일별 종가 추이 ($/oz)
은 시장, 하루에 6.5% 빠진 목요일
은은 주간 2.3% 하락으로 금(1.5%)보다 낙폭이 컸습니다. 하지만 숫자보다 과정이 훨씬 거칠었습니다. 수요일까지만 해도 은은 67.97달러로 오히려 주초 대비 올라 있었습니다. 그러다 목요일 하루에 63.54달러로 6.5% 폭락했고, 금요일 65.19달러로 2.6% 되돌렸습니다. 주중 고점 68.98달러와 저점 63.10달러의 차이는 9.3%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금의 고저 차이 3.6%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입니다.
은이 금보다 크게 출렁이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은은 안전자산인 동시에 태양광 패널이나 전자부품에 쓰이는 산업용 금속입니다. 그래서 금리 재료에는 금과 같은 방향으로 반응하면서, 경기 전망에는 추가로 한 번 더 반응합니다. 시장 규모도 금보다 훨씬 작아 같은 금액의 자금이 들어오고 나갈 때 가격이 더 크게 움직입니다. 목요일처럼 금리 인상 기대가 한꺼번에 커지는 날에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금과 은의 가격 비율(금은비)로 보면 주말 기준 약 67.6배로, 지난주 67.1배에서 소폭 올랐습니다. 은이 금보다 조금 더 눌렸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정도 변화는 방향을 논하기에는 작은 폭입니다. 국내 은 1g 가격은 2,789원으로 주간 2.8% 내렸고, 주중에는 2,735원까지 밀렸다가 회복했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은은 하루 단위 등락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자산입니다. 목요일 낙폭만 보면 은이 금보다 2.7배 약했지만, 주간 전체로는 0.8%포인트 차이에 그쳤습니다. 은을 함께 보고 있다면 주간이나 월간처럼 조금 긴 창으로 확인하는 편이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번 주 핵심 요약: 다음 주 FOMC까지 무엇을 볼까
- 금 선물은 주간 1.5% 하락한 4,408.90달러로 3주 연속 내렸습니다. 목요일 4,343.00달러까지 밀렸다가 금요일 1.5% 반등하며 낙폭을 줄였습니다.
- 물가와 금리가 이번 주를 지배했습니다. 8월 PPI 5.4%, CPI 3.4%가 연달아 나오면서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60%에서 90%로 올랐습니다.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98%까지 올라 5% 문턱에 닿았습니다. 실질금리 2.58%는 이자가 없는 금에 직접적인 역풍입니다.
- WTI는 100.05달러로 9.4% 급등했지만 금을 돕지 못했습니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물가와 금리 경로로 흡수되면서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 국내 금은 3.0% 하락해 국제 금보다 낙폭이 컸습니다. 국제 금값(-1.5%), 환율(-0.7%), 프리미엄 축소(-0.75%p)가 모두 같은 방향으로 겹쳤습니다.
- 국내 프리미엄은 0.26%에서 마이너스 0.49%로 돌아섰습니다. 국내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낮은 디스카운트 구간에 들어와 있습니다.
- 다음 주 최대 변수는 9월 15~16일 FOMC입니다. 여기에 오만에서 열릴 이란-걸프 국가 회담이 유가와 물가 기대를 다시 흔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번 주 금값은 얼마였나요?
금 선물(COMEX)은 9월 4일 4,476.60달러에서 9월 11일 4,408.90달러로 마감해 주간 1.5% 내렸습니다. 주중에는 9월 10일 4,343.00달러까지 밀렸다가 금요일 1.5% 반등했습니다. 국내 금 현물은 g당 189,160원으로 주간 3.0% 하락했습니다.
8월 CPI가 왜 금값을 떨어뜨렸나요?
9월 11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올랐고 근원 물가도 2.4%였습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연준이 금리를 올릴 명분이 커지고,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집니다. 발표 직후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90%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국채금리가 5%에 가까워지면 금에 왜 불리한가요?
국채는 보유하면 이자를 주지만 금은 주지 않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9월 11일 4.98%까지 오르면서, 금을 들고 있느라 포기하는 이자가 그만큼 커졌습니다. 물가를 뺀 실질금리도 2.5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역사적으로 금이 약했던 환경과 닮아 있습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었는데 왜 금은 오르지 않았나요?
유가 상승은 두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물가를 자극한다는 점에서는 금에 유리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불리합니다. 이번 주에는 WTI가 9.4% 올라 100달러를 넘었음에도 시장이 후자에 무게를 실으면서 금은 오히려 눌렸습니다.
국제 금은 1.5% 내렸는데 국내 금은 왜 3.0%나 떨어졌나요?
세 가지가 겹쳤습니다. 국제 금값이 1.5% 내렸고, 원/달러 환율이 1,351.10원에서 1,341.05원으로 0.7% 하락해 원화가 강해졌으며, 국내 프리미엄이 0.26%에서 마이너스 0.49%로 0.75%포인트 줄었습니다. 세 요인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작용해 국내 낙폭이 커졌습니다.
금 ETF에 사상 최대 자금이 들어왔는데 왜 가격은 내렸나요?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8월 글로벌 금 ETF에 180억 달러가 순유입되며 금액 기준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고, 보유량은 4,189톤으로 사상 최고였습니다. 다만 이는 8월을 집계한 숫자이고, 9월 둘째 주 가격은 그 주의 금리 재료에 반응한 결과입니다. 자금 흐름은 하루 단위 가격보다 여러 달에 걸친 수요 바닥을 설명하는 지표에 가깝습니다.
국내 금이 국제 시세보다 싸다는 것은 어떤 상태인가요?
9월 11일 기준 국제 금값을 환율로 환산한 이론값은 g당 약 190,093원인데 국내 금 현물은 189,160원이었습니다. 국내가 0.49% 싼 디스카운트 상태입니다. 국내 수요가 일시적으로 약하거나 국제 시장의 하락이 국내에 먼저 반영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며, 국내외 가격 괴리로 인한 추가 조정 요인은 현재 크지 않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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